광주 시국회의 '서울역 분신' 이남종씨 분향소 설치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박철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을 주장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분신한 이남종(40)씨의 분향소가 고향인 광주에도 설치됐다.
국가기관 불법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꾸려진 광주 시국회의는 2일 오후 광주 YMCA 무진관에 이씨의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입구 한편에는 장례비용 모금함이 설치됐고, 벽면에는 이씨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유서의 일부가 적힌 대형 걸개가 내걸렸다.
이날 추도식에서 추모객들은 민중 의례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고 민주당 임내현 의원,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임추섭 광주 시국회의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추모객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특검 실시를 요구하는 구호도 외쳤다.
분향소에는 민주당 박혜자 의원과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등 200여명이 헌화와 참배를 했으며 추모객 발길이 계속되면서 미리 준비한 국화꽃이 동이 나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5분께 서울역 앞 고가도로 위에서 '박근혜 사퇴, 특검 실시'라고 적힌 플래카드 2장을 내걸고 분신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지난 1일 오전 7시 55분께 숨졌다.
현장에서는 이씨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A4용지 7장짜리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공권력의 대선 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며 "보이지 않으나 체감나는(체감되는) 공포와 결핍을 제가 가져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1973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이씨는 광주에서 성장해 1991년 조선대학교 영어과에 입학, 1996년 졸업했다.
이씨는 같은 해 학사장교로 임관해 대위로 전역한 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으나 택시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고 이후 편의점 관리업무 등을 하며 틈틈이 시험공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시국회의 등으로 구성된 '시민장례위원회'는 고인을 민주열사로 추대하고 장례를 시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오는 4일 오전 9시 30분 서울역 광장에서 영결식을 열고 광주로 운구해 오후 3시 30분부터 금남로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후 5시께 망월동 구 묘역에 안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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